[창립9주년 기념식]
- 일 시 : 2010년 07월23일(금) 11:30 ~ 12:10
- 장 소 : 강 당
- 참 석 : 157명
발전노조 창립 9주년 기념사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오늘은 우리 발전노조의 생일날입니다. 흔히 생일날을 귀 빠진 날이라고 합니다. 그건 아마 산모가 아기를 낳을 때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고 귀가 빠질 때 쯤 부터는 아이가 쉽게 나와서 다들 생일을 귀빠진 날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 발전노조의 탄생 과정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위정자들과 부패한 자본가들로 인하여 만들어진 경제위기속에서, 정권의 힘에 의해 강제적으로 전력산업구조개편이라는 터무니없는 일들이 자행되면서 우리는 한전으로부터 분리되고, 발전소별로 찢기는 처참함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 참담한 세월속에서 발전노동자 모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절망감과 분노를 안고 발전노조를 만들어 냈습니다.
고통 속에서 탄생한 발전노조는 첫 생일을 맞이하기 전에 38일간의 총파업을 전개하며 민주노조 대열에 자랑스럽게 동참하였으며, 이후로도 줄곧 민주노조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투쟁해 왔습니다.
2002년, 2006년의 총파업을 비롯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발전노조는 우리들만의 이익을 위해 투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언제나 국민의 편익과 전력의 사회공공성 사수라는 대의명분으로 우리의 자존과 명예를 지켜 왔습니다.
그리고 또한 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연대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핍박받는 계층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부족하나마 우리의 힘을 아낌없이 보태왔습니다. 그렇게 투쟁해 온 9년의 세월 그 자체가 바로 우리 발전노조의 정신이며 자랑입니다. 발전노조가 걸어온 길은 전력산업 민영화 반대의 길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 앞에는 항상 투쟁이 제기되었고 투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초대 집행부 때부터 시작된 민영화반대투쟁이 5대에 이른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권력과 자본에 맞서 설사 손이 타들어가더라도 치켜 올린 민영화반대 깃발을 내릴 수 없다는 각오로 물러섬 없이 오직 한 길만을 걸어왔습니다. 발전노조가 투쟁에 나서면 나설수록 정권은 발전노조를 무너뜨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날뛰었으며, 이명박 정권의 등장과 함께 노조무력화와 탄압 공세는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정권과 사측의 공세로 발전노조는 지금 최대의 시련을 맞고 있지만 저와 간부들은 내일의 승리를 확신하고 웃으며 이 길을 갈 것입니다. 새벽이 오기 전에 어둠이 가장 강하듯이 저들의 탄압이 극심하면 할수록 저들의 몰락도 가까이 있습니다. 어둠이 아무리 발악을 해도 솟아오르는 태양을 막을 수 없듯이 어둠을 밀어내고 세상을 밝혀내는 우리 발전노동자들은 승리하고야 말 것입니다. 모든 독재세력과 맞서 국민들이 승리하여 왔듯이 국민의 이익을 저버리고 자신들만의 사리사욕을 챙기려는 발전민영화 추진세력은 모두 국민의 손에 의해 매장당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과 함께하는 민영화반대와 발전회사통합투쟁이 마침내는 승리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습니다.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인고의 세월을 넘어 발전노조가 탄생하였듯이 발전통합 또한 시련과 곡절을 넘어 이제 탄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안 해본 투쟁이 없으며 그 결과로 발전분할은 실패한 정책임을 분명히 하였고 발전회사통합이 정답이라는 결론을 얻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 모든 사실을 왜곡하며 발전통합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회사는 우리들이 발전통합투쟁에 나서지 못하도록 현장을 지배, 통제하겠다며 온갖 수단을 동원해 현장에서 우리를 괴롭히며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압박하면 할수록 우리들 투쟁의 정당성은 더욱 분명해질 것입니다.
9년전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개척한다”는 마음으로 발전노조를 탄생시켜 냈듯이 민영화냐 통합이냐의 갈림길에 선 지금, 정부와 회사가 하는 대로 우리의 운명을 맡겨둘 수 없다는 굳센 결의로 투쟁해 나갑시다.
우리가 가는 길은 승리의 길이며 저들이 걷는 탄압의 길은 패배의 길로 귀결되기 때문입니다.
행동하는 대로 생각하기보다는 생각한대로 행동하는 발전노동자가 됩시다.
발전노조 7천 조합원동지들과 함께 창립 9주년을 자축합니다.
2010년 7월 23일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박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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