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현실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먼저 현재 이슈화되고 있는 순환근무(그것의 시행근거를 논하지는 않겠습니다) 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물론 제 사견이지만 나름대로 고민하였고 민감한 부분이기에 장문이 될 수 밖에 없는점 이해바랍니다.
순환근무의 시행의 근본적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교대근무와 일근간의 이동희망자의 불균형에 의해 순환근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한 가장 큰 문제점은 그 주장이 이동희망자의 불균형이 왜 생겼는지를 망각한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입니다. 불균형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책임은 회사측에 있는 것이며 노동조합에서는 회사측에서 그 불균형을 해소하는 과정이 혹시 조합원에게 불이익이 되거나 권리를 침해하는지 견제하고 부당한 방법으로 그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하도록 막을 책임이 있습니다. 만약 교대근무에서 일근으로 이동하려는 조합원이 많다면 무엇이 그 원인인지를 냉철히 분석하여야 합니다. 야간근무, 주말근무, 근무시간변경적응의 어려움등 그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조합원에게 해가되지 않는 어떠한 형태로든(예를들면 임금보전, 휴가기간 연장, 주말교대근무인원 축소등) 해결하지 않고 순환근무만을 주장한다면 조합원이 인정한(추진한) 부당발령의 전형이 될것입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윈윈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2. 순환근무가 무엇인지 정확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지금 이슈가 되고있는 순환근무는 기존의 부서간이동과는 완전히 다른 용어라는 점입니다. 교대와 일근간의 강제적 순환근무는 최초로 시행된 것이며 그 정당성은 제대로 논의된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작금의 순환근무를 이렇게 정의 합니다. ‘보령화력내 순환근무는 선호부서의 편중에 대한 해소책을 찾지 않고 조합원들간의 반목과 불신을 조장하여 편가르기를 하는 강제적 부당발령’ 이라고 말입니다. 누군가도 지적했지만 근무자의 근무형태는 감정적판단의 고려 대상이 아니며 그의 삶(그의 가족의 삶) 자체입니다. 이것은 정말로 중요한 명제이며 노동조합이나 회사에서 어떤일을 판단할 때 그 무엇보다도 소중히 다루어야 할 문제입니다.
3. 한번 강제순환의 원칙을 세웠으니 그대로 밀고나가야 하며 처음은 혼란스럽겠지만 조금 지나면 안정화된다는 주장에는 정말이지 온몸에 소름이 끼치기까지 하는 군요. 일명 잘못된 군대식 사고방식의 전형이라고 생각합니다. 군대식 사고방식이 모두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그 주장이 잘못됐다는 것이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원칙은 잘못될수도 변할수도 있습니다. 단 그원칙이 왜 변해야만 하는지, 타당성이 있는지 살펴보면 되는 것이지요. 어떠한 조직이든 인사발령 후 안정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흐른다는점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겠지만 그런 안정화가 이동조합원과 이동하지 않은 조합원들간의 업무습득.전수과정의 엄청난 고생과 희생의 결과라면 이것 또한 문제겠지요. 아무 권한도 없는 직원들간의 피나는 업무인수인계, 일명 업그레이드 과정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아무도 도와 주지 않고 아니 마땅히 직속상관으로부터 업무를 배워야 하는데 니들직원끼리 알아서 하라는 말에 어디서 말도 못하고 직원들끼리 낑낑대며 업무가 전수되고 있는 현실은 무엇입니까.

지금부터는 제가 생각하는 금번 순환근무에 대한 결론입니다.
1. 본인이 원하지 않는 발령은 그것이 사업소간이든 부서간이든 해서는 안됩니다. 단 회사가 경영상 심각한 사유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그 사유가 되는지 스스로 판단해봅시다
2. 강제 발령은 인사적체해소의 수단이 될 수 없으며 그것을 막는 일이 우리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의 의무입니다.
3. 지금 우리가 세워야 할 원칙은 강제발령의 기준이 아니라 공석이 발생된 보직에 어떤 순위로 직원들이 이동해야만 하느냐 하는 원칙입니다. 사실 이것은 실제로 이번 순환근무가 이슈화된 일차적인 원인이라고 봅니다. 일근이나 교대근무에 공석이 발생되면 그 자리는 학연, 지연등으로 간섭받지 않고 정말 공평하다고 생각되는 기준을 만들어 직원을 이동시켜야만 합니다.
4. 일근부서의 선호현상이 사실이라면 그것의 해결책은 회사측에서 제시하여야만 합니다. 가장 편한방법(강제발령)이 정당하거나 합리적일 수 없으며 오히려 가장 불합리할 수 있습니다.
5. 근무년수에 의한 발령기준은 정말로 유치하고 논의할 가치도 없습니다.
아니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묵묵히 일하고 있는 우리 조합원들은 일의 성과로 평가받고 싶어 합니다. 단지 숫자에 불과한 근무년수로 평가 받아 이동된다면 인간적인 비애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근무년수가 그 조합원의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면 그 조합원의 삶에 대한 너무나 냉소적이고 비겁하고 무책임한 평가라고 봅니다.

좀 멀리 봅시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것은 오래된 선배님들을 뺑뺑이 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 뺑뺑이가 정당한지를 감시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정도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그정도’ 가 무엇인지 찾아보아야 할것입니다. 서로간의 불신이 더 이상 깊어지지 않도록..